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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예방을 위한, 대사관 경찰영사 이야기

 


 

뉴스일자: 2015-09-12
 

올 상반기 필리핀에 입국한 우리나라 사람은 약 64만 명으로 작년 54만 명에 비하여 10만여 명이나 더 늘었으며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필리핀의 전체 외국인 입국자 중 우리나라 사람이 25%를 차지하여 가장 많았고, 이들이 머무는 동안 지출한 1인당 평균 사용 금액은 55,793 페소로 씀씀이도 가장 컸다. 이렇게 필리핀은 우리나라 사람에게 점 점 찾고 싶은 ‘매력적인 나라’로 다가오고 있다.

그런데 필리핀에 대해서 다들 똑같이 하는 말이 있다.
“거기 위험하지 않아?”
매년 전 세계 한인 피살사건의 약 40%가 필리핀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통계가 말해 주듯이, 필리핀이 한국 사람에게 위험한 나라임에는 틀림없다. 필리핀에서 한인 피해사건이 많은 이유는 필리핀을 방문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점점 늘어나지만 필리핀에서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어떤 장소나 행위가 위험한지 잘 모르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필자는 한국에서 20여 년간 경찰관으로 근무하다가 2013년 2월부터 주 필리핀 대사관에서 한인 사건사고 담당 영사(경찰 영사)로 일하고 있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동안 경험한 다양한 사건사고 사례를 바탕으로 우리가 필리핀에서 조심해야 할 것들을 함께 공유하고 고민하면서, 외국인인 우리들이 보다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작지만 중요한 생활의 팁을 나누고자 한다.

첫 번째 이야기는 ‘마닐라에서 택시 타기’이다. 그동안 대사관에서 홈페이지, 카카오톡, 유선방송, 공항 한글 게시판 등을 통해서 마닐라에서 택시 탈 때 조심해야 할 것들을 지속적으로 홍보해 왔지만, ‘필고’나 ‘필베이’ 같은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 가보면 아직도 많은 택시 강도 피해 사례를 찾아볼 수 있고, 필리핀에 오래 계신 교민들도 대부분 한 번씩은 택시 기사로부터 위협을 받거나 불쾌했던 경험들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택시강도라 하면 보통은 택시에 탄 승객이 기사를 상대로 강도짓을 하는 것을 말하는데 필리핀에서는 반대로 택시 기사가 승객을 위협하여 돈을 뺏는 것을 말한다. 마닐라에서 택시 강도에 덜 노출되기 위해서는 낮이든 밤이든 가능한 한 택시를 적게 타도록 하고,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탈 경우에는 몇가지 안전 장치를 할 필요가 있다.

혼자서 택시 탈 때 앞자리가 안전할까? 아니면 뒷자리가 안전할까?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택시 탈 때 뒷자리에 앉으며 뒷자리가 더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교통사고가 났을 때에는 아무래도 앞자리에 앉은 승객보다는 뒷자리 승객이 덜 다칠 것이다. 그런데 ‘어느 자리가 택시 강도를 당할 확률이 낮을까’라는 측면에서 보면 필자는 앞자리가 더 안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례1】

2014년 어느날 밤 11시경, 한 대학생이 마닐라 공항 터미널 1에서 한국에 들어가는 지인을 배웅한 뒤 공항 택시 대신 일반 택시를 타고 뒷자리에 앉았다. 공항택시는 미터제로 운행되는 ‘옐로우 택시’와 구간별 고정요금을 받는 흰색 ‘쿠폰 택시’가 있는데, 일반택시에 비하여 옐로우 택시는 1.5배, 쿠폰 택시는 2배 정도 요금이 비싸지만 공항에서 관리하기에 더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대학생이 탄 택시는 교통체증을 이유로 돌아가는 골목길로 들어섰고, 기사가 ‘택시 회사 매니저를 잠깐 태워 가자’고 하면서 조수석에 임의로 한 사람을 태웠다. 이 때 그 학생은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에 뒷문을 열고 내릴려고 하였으나 어찌된 것인지 문이 열리지 않았다. 결국, 택시는 목적지와는 전혀 다른 어둡고 컴컴한 곳에 도착하였고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던 다른 공범들로부터 꼼짝없이 강도를 당할 수 밖에 없었다.

일반적으로 택시 기사가 운전을 하면서 동시에 승객을 위협하여 강도를 할 수는 없기 때문에 공범을 앞자리에 태우는 경우가 많다. 가끔은 기사가 드라이버 같은 걸 꺼내들고 말도 안되는 바가지 요금을 내라고 협박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은 공범 없는 경우가 드물다. 그렇기 때문에 택시 강도는 반드시 앞자리 또는 뒷자리에 누군가를 태우려고 한다.

그리고, 택시 뒷문을 열 수 없었던 것은 ‘Child Lock’이라는 장치가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이 장치는 원래 뒷자리에 탄 어린이가 함부로 문을 열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것인데, 우리나라에서는 경찰차 뒷자리에 호송하는 범인의 도주를 막기 위하여 사용되기도 한다. 이런 불법 개조된 택시를 타게 되면, 본인도 모르게 이미 감금이 된 것이다.

따라서, 택시강도의 전형적인 ‘뒷문 불법개조 후 앞자리 공범 탑승’ 수법을 피하기 위해서는 앞자리에 앉는 것이 더 안전하다는 것이다.

【사례2】

2014년 아침 6시, 한 직장인은 마닐라에서 안전한 곳으로 알려진 포트 보니파시오의 아파트 앞에서 출근하기 위하여 택시를 잡아 뒷자리에 앉았다. 목적지으로 가던 택시가 어두컴컴한 터널로 들어서자, 갑자기 앞자리 조수석 아래에서 사람이 칼을 들고 튀어나왔다. 강도가 갑자기 나타난 것이다. 뒷자리에 앉았던 그 승객은 너무나 당황스럽고 처음부터 앞자리에 사람이 숨어 있었던 것에 황당해 하면서 가지고 있던 소지품을 모두 내어줄 수 밖에 없었다.

필리핀 사람이 덩치가 작긴 하지만 어떻게 앞좌석 밑에 몸을 숨길 수 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하지만, 이런 수법은 언론에도 종종 보도되고 있어서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 경우에도 택시 뒷문보다는 앞문으로 타려고 했다면 강도를 피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본다.

위 두 사례에서 보듯이 택시 앞자리가 어느 정도는 강도예방 효과가 있다고 본다. 마닐라에서 안전하게 택시를 타기 위해서는 챙겨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택시를 타면 지인에게 승차지점, 목적지, 차량번호를 문자로 보내는 것은 기본이고, 차 안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면 에어컨 바람에 마취약이 섞여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야 하며, 술에 취해 잠이 들거나, 기사가 주는 사탕을 받아먹으면 다음날 아침 쓰레기 하치장에서 알몸으로 누워있는 자신을 발견할 지도 모른다. 앞으로 몇 편의 택시 강도 사례를 더 소개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좀 더 안전하게 마닐라 택시를 이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여러분이 필리핀에서 경험한 다양한 사건사고와 예방책을 필자의 카카오톡 아이디 【detpark】 로 보내주시면 소개하여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주필리핀대사관 영사 박용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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