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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회담] 54년 만에 ‘금단의 선’ 넘었다.

 


 

뉴스일자: 2007-10-05
 

첫째날

[사진설명] 노무현 대통령 방북 차량 행렬이 2일 비무장지대 남측 통문 앞의 남북정상회담 기념 비석 옆을 지나가고 있다.

지난 2일부터 열린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노무현 대통령이 대한민국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금단의 선을 넘었다. 지난 2000년 제 1차 남북 정상회담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이 하늘길로 북한을 방문한 후 7년만의 일이자 1953년 정전협정 이후 54년이 만이다. 노대통령과 부인 권양숙 여사는 이날 오전 9시쯤 대통령 전용차량을 타고 MDL 앞 30m 지점에 도착했다. 노대통령은 MDL을 넘기 직전 “이번에 대통령으로서 금단의 선을 넘어갑니다. 내가 다녀오면 또 더 많은 사람들이 다녀오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이 금단의 선도 점차 지워질 것입니다”라고 말하며 벅찬 마음을 표현했다. 이 장면은 외신 보도를 통해 전세계로 생중계됐다. MDL을 넘어가자 북측 환영단 최승철 통일전선부 부부장과 함께 3명이 노대통령을 환영했다. MDL을 걸어서 건넌 노대통령은 다시 전용차에 오른 후 북측 CIQ를 통과해 약 3시간 후인 12시쯤 환영행사가 열리는 평양 4·25문화회관에 도착했다.

 김정일 직접 영접 재연
[사진설명] 4·25문화회관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환한 미소로 악수를 나누며 첫 대면을 했다.
4·25문화회관에 도착하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나와 노무현 대통령을 영접함으로써 200년 평양 순안공항에서와 같은 최고의 의전을 재연했다.
애초에 공식 환영식은 조국통일 3대헌장기념탑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었으나 노대통령이 출발한 이후 행사장이 4·25문화회관으로 바뀌면서 김정일 위원장이 직접 영접했다.
인민군 의장대의 사열 후 양측은 간단한 소개를 마친 뒤 노 대통령은 권양숙 여사와 동승해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으로 향했다.
 
노 대통령, "남북이 동북아 새 질서 주도적 역할"
[사진설명] 목란관에서 열린 만찬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건강을 위해 건배를 제의하고 있다.
이후 오후 7시에 열린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평양 시내 목란관에서 주최한 환영 만찬에 참가한 노 대통령은 “6.15 공동선언 이전까지 남과 북은 신뢰를 증진시키는 노력 없이 화해와 평화를 이야기해왔다. 합의는 많았지만 실천이 따라주지 못했다”고 말하며
특히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면서 함께 번영하는 길로 나아가는 것은 우리의 의지와 노력에 달려 있다“고도 말해 남북이 동북아의 새 질서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날 만찬은 남측 방북단 전원과 북측 내각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오후 7시부터 2시간20분 동안 열렸다.
  
둘째날
한반도 평화체제 집중논의
 
이어 이튿날인 3일 오전 9시 30분경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은 2시간 가량 백화원 영빈관에서 1차 정상회담을 벌였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오전 11시45분께 회담이 종료됐다"면서 "양 정상은 심도있는 토론을 했고, 더 많은 대화를 위해 오후 2시30분께 회담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북핵문제와 군사적 긴장완화 등 포괄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2차 회담에서는 큰 틀의 의제에 대한 세부 사항을 집중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 대통령은 회담에서 김 위원장에게 한반도 비핵화를 거듭 촉구하고 마지막 냉전지대로 남아있는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비무장지대(DMZ)를 `평화벨트'로 엮는 방안을 제의한 것으로 예상된다.
두 정상은 또 개성공단과 경의선 철도, 금강산 관광지역 등 3대 경협사업의 지속적인 발전과 함께 남북경협 활성화를 통한 경제공동체 구성을 위해 해주와 남포 등에 제2의 공단을 조성하거나 특구를 개발하는 방안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오후 정상회담 예정보다 앞당겨 속개
 
김위원장, 노대통령 체류연장 제안
[사진] 정상회담을 진행 중인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남북 정상회담이 당초 예정했던 3일 오후 2시30분보다 앞서 속개됐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3일 오후 정상회담이 속개되자 마자 노무현 대통령에게 평양 체류 일정을 하루 연장해 줄 것을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회담은 보다 충실하게 하고, 회담 때문에 취소된 일정들을 가능한한 모두 소화하고 천천히 돌아가시라"고 간곡히 연장을 희망했다. 우선 정상회담 의제에 집중해 성과를 내보고, 회담 때문에 밀린 일정은 체류기간 연장을 통해 천천히 소화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실리와 명분을 챙겨보자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
그러나 당초 남북이 합의했던 일정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 불가피하게 조정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공동 식수 행사가 연기되는 등 외부 노출을 꺼린 김 위원장의 예측 불허 일정으로 예정된 회담 관련 일정이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사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 귀경 예정대로 하기로
 
김정일 위원장의 체류연장 요청을 검토한 방북단은 노무현 대통령의 귀경을 예정대로 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그러나 김 위원장이 이날 회담 모두발언에서 언급한 노 대통령의 평양체류 일정 하루 연장 제안을 논의한 결과, 당초대로 노 대통령이 2박3일 평양일정을 소화하고 4일 오후 귀경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회담 말미에 "충분히 대화를 나눴으니 (연장) 안 해도 되겠다. 남측에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을 테니 본래대로 합시다"면서 "4일 낮 노 대통령을 환송하는 오찬을 베풀겠다"고 말했다고 천 대변인이 전했다.
 
민감한 장면 빠진 ‘아리랑’ 노대통령, 2차례 기립박수
2차 정상회담을 마친 노무현 대통령은 3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함께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서 ‘아리랑’ 공연을 관람했다.
‘아리랑’ 공연 관람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노 대통령의 일정 중 가장 논란을 빚었던 행사였다.
노 대통령이 이날 오후 8시께 경기장에 입장하자 경기장을 가득 메운 평양시민들은 함성과 함께 기립 박수로 환영했다. 이에 노 대통령은 꽃다발을 높이 치켜들며 답례했다. 관람석은 평양시민 10만명으로 가득찼다.
공연도중 노무현 대통령은 2차례나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노 대통령은 공연이 끝난 뒤 공연 관람 도중 박수로 격려한 데 대해 “손님으로서 당연한 예의”라고 말했다고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대통령 답례만찬
 
국정원장 '정상선언' 조율 위해 만찬 불참
 
이어진 답례만찬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측 인사들을 초청해 오후 10시10분에 시작해 자정이 넘도록 계속됐다.
평양 중구역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만찬은 남북측 인사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하지만 앞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4일 환송 오찬에 참가하겠다고 말한 뒤 이날 만찬에 불참해 2000년 정상회담 때의 떠들썩한 분위기보다는 가라앉은 가운데 시작됐다.
특히 전날 만찬에 참석했던 남측 인사들 중 김만복 국가정보원장이 만찬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내일(4일) 노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에 서명할 합의문 작성 때문에 불참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어제 오늘 저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며 “지난 20세기 우리 민족은 제국주의와 냉전의 질서 속에서 큰 시련을 겪어야 했으나 이제는 다르다”며 “남과 북이 경제 공동체를 이루고 함께 번영하는 시대를 열어 나가자”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에 이어 만찬 답사를 시작한 김 상임위원장은“남측의 대통령이 육로로 분계선을 넘어 평양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고, 대통령이 자기 차를 타고 오신 것도 처음”이라며 “이것은 6.15 공동선언 이후 또 하나의 경이적인 현실로서 온 겨레에 커다란 기쁨과 희망을 안겨줬다”고 덧붙였다.
참석자들은 남측이 준비한 팔도대장금 요리와 8도의 전통 술을 함께 들며 늦은 저녁 식사를 했다. 식사가 끝날 무렵 영화배우 문성근씨의 사회로 간단한 여흥시간이 이어졌다.
이어 문 씨가 “김 위원장과 노 대통령,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과 민족통일의 그날을 앞당기기 위해 술잔을 들어달라”며 건배를 제의하며 만찬이 끝났다. 참석자들이 일어난 시각은 4일 0시20분이었다.
셋째날
 
남북 정상회담 합의문 발표
 
남북,한반도 종전선언 3-4자 정상회담 추진
 
이날 오전 평화자동차와 서해갑문 시찰은 마친 노무현 대통령은 오후 1시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에 합의하고, 이에 서명했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4일 현재의 정전 체제를 종식시키고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 간의 회담을 추진키로 했다.
양 정상은 이날 오후 서명한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 번영을 위한 선언’을 통해 “남과 북은 현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 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합의했다.
양 정상은 남과 북은 한반도 핵문제 해결을 위해 6자회담의 ‘9.19 공동성명’과 ‘2.13 합의’가 순조롭게 이행되도록 공동으로 노력한다는 데 합의했다.
양 정상은 앞으로 남북 정상들이 수시로 만나 현안문제들을 협의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남과 북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정상들이 수시로 만나 현안 문제들을 협의하기로 했다”고 합의했다. 청와대는 “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 남북관계 발전의 원동력”이라며 “남북관계가 국가간 관계가 아니라는 점에서 정례화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없다는 북측 입장을 받아들여 수시로 만나자는 용어로 합의했지만 이는 사실상 정상회담의 정례화에 합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음달 서울에서 남북 총리회담을 개최키로 합의했다. 양 정상은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 번영을 위한 선언의 이행을 위해 남북 총리회담을 개최하기로 하고, 제1차 회의를 다음달 중(11월) 서울에서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내달 중 평양에서 남북 국방장관 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남과 북은 서해에서의 우발적 충돌방지를 위한 공동어로 수역을 지정하고 이 수역을 평화수역으로 만들기 위한 방안과 각종 협력사업에 대한 군사적 보장조치 문제 등 군사적 신뢰구축조치를 협의하기 위해 남측 국방부장관과 북측 인민무력부 부장간 회담을 금년 11월 중에 평양에서 개최하기로 했다”고 합의했다.
양 정상은 “남과 북은 군사적 적대관계를 종식시키고 한반도에서 긴장완화와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며 “남과 북은 서로 적대시 하지 않고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며 분쟁문제들을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하기로 했다. 남과 북은 한반도에서 어떤 전쟁도 반대하며 불가침 의무를 확고히 준수하기로 했다“고 합의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초청 환송오찬
 
김 국방위원장은 이날 오후 노 대통령 내외와 공식수행원, 특별수행원을 초청해 환송오찬을 베풀었다.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주최의 오찬을 마친 노 대통령은 북측이 제공한 무개차를 타고 '조국통일 3대헌장기념탑' 광장으로 이동해 공식 환송식에 참여했다.
평양 입구에 있는 '조국통일 3대헌장기념탑'은 당초 방북 첫날 공식환영 행사를 갖기로 한 장소로 행사 1시간 전에 4˙25문화회관으로 장소가 바뀌는 에피소드가 있었던 곳이다.
  
노무현 대통령 개성공단 방문
 
환송식을 마친 후 전용차에 탑승한 노 대통령은 서울로 귀환하는 길에 처음으로 개성공단에 들렀다
개성공단에 도착한 노 대통령은 관리위원회의 현안 브리핑을 들은 후 격려사를 전하고, 입주 기업을 시찰해 남북 근로자와 관계자를 격려하고 개성공단 사업의 확대와 발전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5㎞ 북쪽에 위치한 개성공단은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곳으로 개성공단에는 현재 44개 기업이 입주해 가동 중에 있으며, 북측 근로자 1만8000명이 근무하고 남측 관계자 900여명이 상시 체류하고 있다.
이날 저녁 남측으로 넘어온 노 대통령은 남측출입사무소 앞 광장에서 환영행사를 끝으로 2박3일간의 공식 일정을 마무리 지었다.
정리: 이동은 기자
남북정상회담 용어해설
 
MDL(Military Demarcation Line)
 
군사분계선은 DMZ(비무장지대)의 중간 부근에 설정된 선이다. 한국의 MDL은 1953년 7월27일 성립한 ‘한국군사정전에 관한 협정’으로 규정된 휴전선이며 남북을 가르는 실질적 경계선이다. 한강하구 교동도 인근에서 강원 고성군 지역까지 동서간 총 길이는 250㎞다.
 
DMZ(demilitarized zone)
 
비무장지대는 국제조약이나 협약에 의해서 무장이 금지된 지역 또는 지대를 말한다. 남북간의 DMZ는 1953년 7월 정전협정에 따라 설정되었다. MDL을 기준으로 남북 각각 2㎞씩 후퇴해 설정됐고 남북쪽 넓이 4㎞ 구역이 DMZ다. DMZ를 출입하려면 유엔군사령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군사정전위원회의 허가가 없으면 무기를 휴대할 수 없다. 하지만 남북측은 DMZ 안에 ‘GP(감시초소·Guard Post)’를 만들어 중화기를 반입해 놓고 있다. 무장 대치를 하고 있다. 엄밀히 따지면 남북측 모두 정전협정을 위반하고 있다.
 
▲ CIQ
 
출입국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세관(customs)’ ‘출입국 관리(immigration)’ ‘검역(quarantine)’의 행정업무를 처리하는 사무소다. 북측으로 가는 인력, 장비, 물자는 반드시 CIQ에서 통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지난해 3월 준공한 경의선·동해선 CIQ는 통일을 염두에 두고 ‘입·출국(國)’ 대신 ‘입·출경(境)’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경의선 CIQ는 425억원 공사비가 투입됐고, 지상 2층 지하 1층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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